가장이 가장 바라는 것
오늘의 가상 일기
일기 제목: “가장이 가장 바라는 것”
날짜: 2023년 9월 11일
주인공 소개:
- 이름: 이재호
- 나이: 43세
- 다니는 직장: 가장 전자
- 같이 사는 가족: 아내와 아이 둘
- 목표: 좋은 가장이 되기
일기 내용:

아침 6시 20분, 어서 일하러 나가라며 고함을 지르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어젯밤 야근을 해서인지 나의 눈꺼풀에 접착제를 붙인 것 마냥 쉽게 눈이 쉽게 떠지지 않았다. 아.. 진짜 나가기 싫다.. 대한민국 직장인으로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다. 반복되는 일상에 하루 하루 산더미같이 쌓여가는 새로운 업무들. 시계 속 초침은 야속하게도 쉼표 하나 찍지 않고 쉴 틈 없이 돌아간다. 그리고 나는 그 안에서 초침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렇게 아내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러 나가고 나 역시 거실로 나와 따끈따끈한 아침 식사를 맞이하였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씻으러 들어가기 전 나는 아이들의 방에 들어갔다. 나에겐 이 순간이 일상의 활력소이자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다. 아직은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와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째는 아직도 아침이 오는지 모른채 따듯한 이불 속에서 귀엽게 코를 고며 자고 있었다. 어쩜 아이들은 잘 때가 이리 천사 같을 수가 있는지.. 그렇게 나는 아이들의 볼에 몰래 뽀뽀를 하고는 출근 준비를 하러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침 7시 50분, 지옥의 출근길을 나섰다. 오늘도 지하철에는 초점을 잃은 눈빛으로 가득한 직장인들이 멍하니 핸드폰만 바라보며 출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에는 별의별 직장과 직무들이 다 있지만 아침 출근 시간만큼은 모두 한마음이다. 한결같이 “아 진짜 가기 귀찮다”라는 문구를 얼굴에 적어놓고 있다. 그렇게 나는 회사에 출근을 한 후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는 어제 끝내 다 처리하지 못한 서류들이 잠자코 기다리고 있었다. 이깟 종이 쪼가리 몇 장이 이리 무거워 보일 수가 있나 싶었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반복적인 하루의 시작을 알리며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오후 4시 50분, 하루의 업무가 거의 다 끝이 났을 즈음 직장 후배가 나에게 준비한 서류를 건네주며 내가 많이 피곤해 보인다며 걱정스러운 한마디를 건넸다. 나는 콧방귀를 끼며 여기 있는 모두가 그럴 것이라며 이게 직장생활이라고 했다. 그러자 후배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부러움 섞인 질문을 하였다. “그래도 선배님은 퇴근하고 집에 가서 아이들 보면 힘 나시지 않으세요? 전 그게 너무 부럽던데..” 무언가가 머리를 쿵 하고 내리친 기분이었다. 나에게는 힘든 사회생활을 견디게 해줄 만한, 그리고 이 힘든 일을 버텨내고 해야만 하는 목표가 확실하게 있었다. 바로 내 아이들. 아무리 하루가 힘들었어도, 그리고 지쳤어도, 나에게는 돌아갈 집과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저녁 시간이 다 되었을 때쯤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기 전 안에서 아이들이 티비를 보며 아이돌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 어깨 위에 올라와 있었던 무거운 짐들과 걱정거리들이 한 번에 무뎌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나는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섰다. 집에는 따듯한 저녁을 준비하는 아내와 신나게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이 노래를 멈추고 뛰쳐나와 나를 반기고 있었다.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와 “아빠다!” 하고 외치는 한 마디는 나의 모든 하루에 대한 보상처럼 다가왔다. 아이들은 내가 오늘 무엇을 하였는지, 무엇이 힘들었는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오로지 순수하게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 아빠가 우리와 함께라는 것에 무한한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들이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었다.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재밌는 놀이 시간을 가진 후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많은 사람이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만큼 힘든 게 없다고 하는데, 사실 어느 정도 공감은 된다. 하지만 언제 또 이런 일상을 즐기고 느껴보겠는가? 아이들은 매일 같이 쑥쑥 커가고 대범해진다. 나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어쩌면 이 순간이 가장 가족에게 빛나고 행복한 순간일 것이다. 또한 나에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게끔 원동력이 되어주는 아이들이기에 나 역시 보답을 해야한다. 그렇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장이 가장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행복이다. 그렇기에 나는 어떠한 일도, 어떠한 두려움도, 내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극복할 수 있다.
작가의 말:
“저의 세 번째 가상 일기로 힘든 사회생활을 아이들을 보며 견뎌내는 한 가장에 대한 이야기로 적어보았습니다. 현재 이 글을 읽는 가장분들, 또는 가장이 될 분들이 조금이나마 공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과 가정의 행복이라고 많이들 하시죠. 그 가족의 행복을 위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바로 가장, 즉 아버지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있기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었으며, 우리가 있기에 아버지가 우리를 위해 힘든 생활도 버티실 수 있었던 거겠죠? 하루하루 서로를 생각하고 감사해하는 가정생활을 이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가상 일기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